▶위치: 뮌헨 독일박물관 내(http://www.deutsches-museum.de/e_index.htm)

독일에는 항공을 주제로 한 중소규모의 박물관이 곳곳에 있지만 독일박물관의 항공우주관처럼 다양하고 체계적이며 교육적인 곳은 찾기 어렵다. 이곳은 1997년 9월 국제항공학협회(FAI : Federation Aeronautique International)로부터 ‘FAI 추천 박물관’으로 표창을 받았다. 탁월한 자료 전시와 국내 및 국제 항공 사료를 잘 정리, 교육적으로 전시한 공로다.

뮌헨의 박물관과 슐라이스하임의 부속 비행장박물관에 각각 50대씩 100대 이상의 원형 항공기를 전시 중인데, 로켓과 인공위성, 그리고 우주선의 실물들이다. 각 전시품 주위에는 관련된 역사와 제원, 그리고 특징 등을 빠짐없이 꼼꼼히 적은 안내판이 세워져 있어 매우 인상적이다.

독일박물관 1층 항공관의 홀에 들어서면 오른쪽에 잘라놓은 에어버스 A300B 시리즈 항공기의 실물 크기 동체와 주날개 밑에 엔진과 착륙장치를 그대로 붙여놓은 것을 볼 수 있다. 주요 부분들의 커버를 전부 벗기거나 절개해 놓은 것을 보면 내부를 들여다보고 원리와 구조를 이해하도록 하고자 하는 전시 의도를 알 수 있다. 다른 편에 있는 시콜스키 S-55 헬리콥터도 앞부분 표면 반쪽을 투명 아크릴로 만들어 내부에 어떤 구조와 장치가 있는지를 보게 했다.

천장에 매달지 않고 바닥에 설치한 대부분의 항공기들도 최소한 조종석은 들여다볼 수 있도록 계단을 설치했고, 수송기와 중소형 여객기 일부는 관람객들이 내부를 걸어다녀볼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 놓았다. 또한 한쪽 엔진 뚜껑을 열어놓거나, 동체의 주요 부분은 일부 표면을 잘라내거나 분해해 놓아 내부의 구조를 볼 수 있게 했다. 다른 박물관에서는 보통 전시품의 중량을 줄이고 관리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엔진이나 주요 부품을 아예 떼어놓고 전시하거나, 그나마도 일정 거리를 두고 관람하도록 하는 데 비해 이 박물관은 마치 항공기 해부 학습을 하는 듯한 느낌이 들도록 한다.

◎ 항공 역사와 원리의 이해

1층의 대표적 전시물은 2차대전 때 활동한 최초의 제트전투기 Me 262, 1950년대 중반의 초음속 전투기 F-104G, 수직 이착륙기 VJ 101C (1965), 태양전지로 약 6시간을 비행한 솔레어(1983) 등이 있으며, 유럽우주국(ESA)에서 제작한 국제우주정거장의 실물 크기 모듈도 있다. 1층 전시장 뒤편에는 각종 항공기용 엔진들이 전시돼 있는데, 초기의 형태부터 점보 여객기용인 JT 9, 헤리어기에 장착돼 추력 방향 전환이 가능한 페가서스 엔진도 볼 수 있다.

2층의 뒤편 중앙에는 1932년부터 1952년까지 20년간 5천 대 이상이 생산돼 DC-3를 제외하고 당시에 가장 많이 사용된 대표적 독일 항공기인 융커스 Ju 52를 전시하고 있다. 한쪽 엔진의 뚜껑이 열려 있고, 항공기의 내부를 들어가서 구경할 수 있다. 이 밖에도 골판 형태로 강도를 높인 특수 표피를 사용한 융커스사의 A50과 F13 항공기도 볼 수 있다. 이 밖에 포커사의 3엽기 Dr. I, 메서슈미트사의 Bf 109E 전투기, 도니어사의 Do 27B 등도 이곳에 전시돼 있다.

또한 2층 복도의 한편에는 모의 관제실을 설치해 관람객들이 관제실 창으로 1층에 전시된 항공기들을 내려다보며 관제장치를 실감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2층 앞쪽에는 라이트 형제의 동력 비행 이전의 항공 유물과 역사가 전시되고 있는데, 작년에 동력비행 100주년을 기념해 그 내용을 크게 보강했다. 기구 비행과 비행선 시대, 그리고 릴리엔탈이 만든 최초의 유인 글라이더부터 초기 동력기에 이르기까지 발달과정을 실물크기 모형과 패널 등으로 상세히 알 수 있도록 해놓았다.

◎ 실감나는 우주 관련 전시

2층 중앙 전시공간에는 항공역학의 원리를 가르치는 교육 내용이 다채롭다. 날개의 원리, 비행기에 작용하는 힘, 비행기의 제어 등에 관한 이론을 알기 쉽게 설명하는 것은 물론, 항공기의 개발에 사용하는 풍동의 원리와 사용된 실제 모델을 보여주고 특별히 고안된 소형 풍동과 가시화(可視化) 장치로 현장에서 날개와 동체 주위의 유선(流線, Streamline)을 가시화해 보거나 마노미터로 압력분포를 측정해 볼 수 있도록 했다. 바로 옆에는 관람객들이 약 2미터 크기의 모형 도니어 비행기를 조종해보는 코너가 있는데 어린이들이 줄을 서서 다른 아이가 부모와 함께 진지하게 조종하는 것을 보고 소리 높여 훈수를 두기도 한다.

3층에는 독일 등 유럽공동체 국가들이 참여하는 유럽우주국(ESA)의 우주개발사업을 중심으로 한 전시가 있는데, 여기에는 미국과 러시아 등 주요국의 개발품을 포함 각종 우주 발사체와 인공위성, 그리고 우주선의 실물과 모형은 물론 이들의 부속 장비와 기구 등을 전시하고 있다.

이 전시관은 우주의 분위기가 들도록 천장과 벽들이 전체적으로 어둡게 조성된 채 필요한 부분만 특별 조명을 하고 있다. 벽에 설치된 조직적인 내용의 패널들을 통해 역사와 원리를 설명하고 그 바로 옆에는 실제 로켓 노즐 등을 절단해 내부 구조를 이해하도록 하고 있다. 인공위성을 전시한 곳의 중앙에는 통제실에서 스크린으로 신호와 움직이는 영상을 주고받는 그대로가 재현돼 관람객들을 실감나게 해주며, 그 바로 옆에서는 모형 인공위성이 자전하며 지구 주위를 공전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독일박물관은 뮌헨시 중심에서 동남쪽, 중앙역에서 지하철로 두 정거장 거리에 있으며 이사르 하천의 가운데 위치하고 있다. S-반(Bahn)으로는 이사르토르 역에서 내리며, U-반으로는 1번 또는 2번 노선을 타고 프라운호퍼 가에서 내린다. 또는 중앙역에서 18번 트램을 타면 독일박물관 옆에서 내려 5분이면 걸어갈 수 있다.

한편 비행장박물관은 중앙역에서 공항 또는 프라이싱 방면으로 가는 S1 노선을 타고 가다가 오버슐라이스하임 역에서 내려 미텐하이머 가를 따라 슐라이스하임 성 방향으로 15분 정도 걷는다. 비행장박물관에는 구관과 신관이 있는데, 신관 쪽에 보다 다양하고 새로운 항공기와 우주선의 실물들이 전시돼 있다.

입장료는 독일박물관이 7유로 50센트, 비행장박물관이 3유로 50센트인데, 어느 쪽에서든 콤바인드 티켓을 사면 10유로로 모두 볼 수 있다.